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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글

[잡문] 아이러니하게도

by 도묵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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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ed by @carrotcake

 

관계가 깊어갈수록 늘어가는 건 불안이었다.

사랑은 여전했다.

다만,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 수치는

이 관계가 지속될수록, 상대가 더 좋아질수록 커져만 갔다.

 

다른 이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욕망과

이 세상에 둘만 있어도 좋을 것만 같은 망상 같은 것들이

커지면 커질수록 아이러니하게,

나에게 불안은 찾아왔다.

 

나는 상대를 위한다.

나보다도 더 상대를 위한다.

상대가 나로 하여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추월할 때

아이러니하게,

상대와의 관계는 틀어져만 갔다.

 

답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사람들은 답을 찾고,

혼자이고 싶지 않으면서도

날이 선 칼을 들고 서 있다.

 

세상엔 참 아이러니한 게 많다.

당신과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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