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사랑9

[잡문] 자기파괴적인 사랑에 대해 '너는 사랑이라 부르지 않았지만, 너의 말투와 행동엔 사랑이 있었다' "그래, 이런 게 연애지. 맞춰가기까지가 힘든 거. 다 힘든 거 아니겠어?" "그래?" 나는 의문을 품었다. 그의 말속에는 합리화가 섞인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 남들도 다 이런 연애를 하는 걸까?" "모르겠어. 근데 난 여태까지 이런 힘든 연애들을 해왔던 것 같아." "나 만나는게 힘들어?" "좋을 때도 있지." 그는 대답을 회피했다. "나 왜 만나?" 나는 속절없이 그에게 빨려 들어갔다. 그런 질문들을 왜 하냐며 내 주변 친구들을 타박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 질문을 지금 내가 하고 있다니. "당연하니까. 넌 나에게 당연한 존재야. 그리고, 음... 그냥 네가 해주는 말들이나 이런 것들이 좋았어. 지금도 그렇고." 그는 완벽한 대답.. 2021. 3. 11.
[잡문] 대화의 결 "어떻게 그런 거에 기분 나빠할 수 있어?" 대화의 결이 깨지면서 우리는 우리 사이에 벌어진 틈 사이로 소금물을 끼얹었다. 앗. 따가. 서로 너무 따가웠다. 아린 기억으로 남을 싸움은 흰 도화지 위 검은 잉크처럼 짙게 번져만 갔다. "너한텐 별게 아니어도, 나한텐 별 거야. 그럴 수 있는 거잖아?" "그래, 그럴 수 있어. 인정해. 근데 나를 대하는 태도는 왜 그런데?" "넌 그렇게 꼭 일일이 다 따져야겠어? 내 태도가 이런 건 나도 기분 나빠서야." "하.. 그만하자." 다름을 인정하는 것도 노력이라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그건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었다. 마음이 식게 되면 자연스레 노력의 불씨도 꺼진다는 것을 우린 깨달으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정말 그만하는게 좋을 것 같아." "그래, 그러는게 .. 2021. 3. 9.
[단편] 개X같은 이별에 대해 친구는 내게, 그건 개좆같은 이별 아니냐고 했다. "야, 남겨진 사람만 불쌍하고. 그 사람은 슬픔 속에 남겨지는 거잖아. 개좆같은 이별인 거지." "그런가? 난 좋았는데." "뭐가? 헤어진 지 아직 일주일도 안 지났는데 뭐가 좋다는 거야?" "그냥. 한 때를 같이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한데 난." "네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거 아니야? "아니 겁나 좋아했지. '겁나'라는 단어도 걔 영향으로 엄청 쓸 정도였고 하루 종일 걔한테 선물해줄 글들을 아이폰 메모장에 담고 다녔으니까. 뭐, 이 정도면 겁나 좋아한 거 아니냐?" "몰라. 근데 난 네가 이해가 안 가. 네가 한 이별은 좋은 이별이었단 거야?" "모르겠어. 그냥 그래." "그게 뭐야.." "몰라, 이번 헤어짐은 그냥 그래. 뭔가 떠나보냈다기 보단 그냥.. 2021. 3. 8.
[잡문] 사랑, 사람 1 중요한 건 그 사람에게 어떤 흠이 있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흠으로 볼 것이냐 아니냐다. 2 내 생에 어느 순간에 와도 널 만났을 거야. 3 내가 너에게 하는 말들이 가벼워지지 않게, 적당히 꽉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너무 무거우면 가라앉고 너무 가벼우면 날아가버리니까 어떤 말이든 적당한 무게를 달아 띄우고, 내리는 것. 4 나에게 속삭이는 네가 꿈꾸는 나와의 미래, 아무 말 없이 하는 입맞춤과 무엇이 담겨있는지 채 가늠하지도 못하는 그런 눈을 하고서 나를 응시하는 것. 그런 것들에 불안은 눈 녹듯 사라진다. 5 "왜 넌 내가 화장하지 않은 모습이 아무렇지 않아? 왜 이렇게 익숙한 듯 행동하지?" 나에겐 그냥 화장을 한 너, 화장을 하지 않은 너. 아무렇지 않은 건 정말 아무렇지 않기 때문에, 어떤 모습.. 2021. 2. 6.
[시] 빛의 조건 난 너에게만 내 마음의 빛을 낸다. 잔뜩 환하게 비추어 널 본다. 활활 타오르는 불이라 생각해도, 밝게 빛을 내는 전구라 생각해도 괜찮다. 네가 날 어떤 모습으로 보든 난 네 모습을 볼 수 있음으로 족한다. 2020. 12. 26.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