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봤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기생충'이 전달하려는 메세지는 영화 '버닝'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버닝'의 경우에도 작중에서 스티븐 연과 유아인 사이의 사회적 계층을 대비시키며 젊은 세대의 열등감과 이에 대한 분노를 주제로 다뤘는데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영화 자체에 사회적 계급에 대한 암시를 지속적으로 표출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버닝은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긴장이 되는 분위기로 연출을 한데다 배우들의 행동에 겉으론 쉽게 표출되지 않는 함축적인 의미를 많이 담은 반면, 기생충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고 배우들의 행동에 표면적으로 그 의미가 잘 드러나지 않고 알 수 없는 대사들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버닝은 영화가 끝나고 전체적인 맥락을 봤을 때 자본주의 계급 사회에 대한 대비가 잘 이루어졌던 것 같고, 기생충의 경우에는 영화 내에서의 순간순간에 그러한 대비를 넣으려고 했던 것 같다.
유아인의 경우 스티븐 연에 대한 '열등감 -> 분노' 로 나아가는 과정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반면 기생충은 이러한 과정 자체가 존재하지만 그렇게 큰 의미는 없었다.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 대한 열등감과 분노를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계급 사회에 대한 현상 그 자체를 나타내려고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버닝과는 다르게 기생충은 영화의 흐름이 뒤로 넘어가면 갈수록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는 데에서 좀 다르게 느껴졌다.
버닝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웃은 적은 없었다. '메타포'라는 상징적 의미에서 느꼈던 놀라움은 있었어도. 그런데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 전개되는 상황에서 나를 웃겼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것인데 나는 이 부분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의 상황이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데에서의 이중적인 면모와 계급 사회에 대한 풍자를 잘 보여주었는데 내가 그러한 이중적인 잣대, 계급 사회에서 사람을 도구로써 본다는 측면에서 웃고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내 내면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느끼고 있던 것일까. 필요에 의해 사람을 찾는다는 것(반대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데...)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나를 되돌아 보게 해준 장면들이 많았다.
알 수 없는 분노 그 자체를 담은 버닝은 이러한 전개 자체가 없었기에 기생충은 좀 다르게 느껴졌다.
기생충은 계단, 수석, 전등 등의 상징적인 의미와 배우들의 대사에서 묻어나오는 비유적인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아쉬웠던 것은 버닝을 봤던 나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버닝보다는 심오함이 조금 덜 했던듯 하다. 어찌됐든 훌륭한 영화임에는 여지가 없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밀의 숲 시즌2 2화 리뷰 (0) | 2020.08.18 |
---|---|
비밀의 숲 시즌2 1화 리뷰 (0) | 2020.08.16 |
박화영 - 영화 박화영 리뷰 (0) | 2020.08.15 |
"때리면... 돈 줘요." - 영화 미쓰백 리뷰 (0) | 2020.08.14 |
아이폰 XS 안테나 게이트 (0) | 2019.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