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기도

by 도묵 2021. 4. 12.
728x90
반응형

Illustrated by @carrotcake

 

오늘과 어제는 다르다. 오늘과 내일도 다르다.

하루를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내 하루의 가치가 정해지고 하루에 달린 무게가 재어진다.

그 무게로 나의 가치를 불려 나가게 된다.

 

어느 날엔 나의 가치가 상대방에 의해 정해지던 때가 있었다.

상대의 하루에 내 하루가 흔들리고, 상대의 기분에 내 기분이 좌우되던 때.

다른 이에게서 행복을 찾으려 할 때, 다른 이에게서 내 안의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갈망할 때.

하지만, 결국 구원자는 없었다.

 

이제는 다른 시대를 살아내야 할 때다. 새로운 나의 시대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과거의 나를 용서하고 인정한다.

여러 실수들을 반복했음에 감사한다. 자주 넘어지고 아파하고 슬퍼했음에 감사한다.

이제 나의 구원자는 나 자신이다.

올곧게 자라날 나 자신이다.

 

이제는 다른 하루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

나의 하루를 가득 채워 멀리 띄워 보내 후에 자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를.

행복보단, 내 하루의 가치를 탐구하기를

기도한다.

728x90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내 시가 되어줘서 고마웠다  (0) 2021.04.20
[시] 나에게  (0) 2021.04.17
[시] 자리  (0) 2021.04.08
[시] 구속  (0) 2021.01.15
[시] 민들레꽃  (0) 2020.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