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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2

[잡글] 벽틈의 민들레 벽틈의 민들레 "그립니 그 사람?" "매일 떠올라." "사실이야?" "실은 그래." "어떤 사람이었을까? 너를 뒤돌아보게 하는 사람은" "딱딱한 벽틈에 핀 민들레 같은 사람." "여전히 그렇다는 얘기네. 난 네 틈을 보지 못했어." "틈을 안 보여줬겠지. 있었어도 아마 넌 피지 못했을 거야." "슬프다." "가. 가도 돼." "싫어. 조금이라도 질척거려서 그냥 딱딱하게 굳어도 되니까." "넌 내가 될 수 없어.." "나중에 발려서 색은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너와 같아질 수 있지 않을까." "... 그래. 조금이라도 옆에 있다가 쓸려가, 그럼." "응.." 2020. 11. 17.
[단편] 페르소나 "넌 왜 항상 여기 있어?"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뭐가?" "비 오는 거 미리 알았으면서." "그럼 나 비 올 때마다 일부러 여기 오는 것도 알고 있었어?" "응." 빗소리와 파도 소리가 섞여 들린다. "왜 이제 왔어?" "그냥." "그냥은 의미 없지." "아니야.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해." "넌 항상 나와는 달랐었어." "그랬지. 내가 너한테 맞춰주길 바랐었어?" "아직도 나를 잘 모르네, 넌." "사실이야. 널 알면 알수록 난 저 파도 안에 치이는 것 같았어." "끔찍해." 난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숙였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제발. 마지막이야." 비인지 너인지 모를 것이 나를 자꾸 재촉한다. 그만 울고 싶은데.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야? 나 너무 괴로워." .. 2019.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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