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곰인형1 [단편] 곰인형 밤마다 내가 안고 자던 인형이 있어. 어릴 적 남은 트라우마에 일주일에 두어 번 새벽에 잠을 깨던 날 위해 네가 사줬던 인형이었지. 검은 코와 하얀 몸통을 가진 곰인형이었어. 나는 선물을 받곤 내심 좋아했지만 쑥스러움에 발그레진 내 볼을 감추고 싶었는지 네게 퉁명스럽게 말하곤 했지. 하얀색은 더러워진다고 말이야. 넌 그 큰 곰인형을 앞으로 안고선 인형의 손을 내 손에 쥐어주며, 때가 타지 않는 건 없다며 곁에 있는 사람이 잘 돌봐주면 된다는 말을 하곤 돌봐줄 사람이 두 명이나 생겼다며 좋아했어. 나는 네가 한 말을 듣고 울음을 터뜨려버렸지 뭐야. 해가 저물어 반쯤 감긴 창 앞에 곰인형을 두고 난 왜 널 돌보지 못할까 하는 생각에 잠겨 그만 인형이라도 포옥 안아버렸지. 그로부터 한 달 뒤쯤이었나. 인형은 .. 2020. 8. 27.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