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날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어?"
선선한 바람에 흩날리는 단어들이 내 귀에 박혔다.
"음... 잘 모르겠어."
"왜..?"
"넌 나에게 그걸 왜 묻는 거야?"
"나의 어떤 부분 때문에 네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까?"
"너에게 난 네가 생각하고 있는 걸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야?"
밤하늘에 걸려 있는 별들이 반짝 빛이 난다.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닿을 수 있는 곳이 있는 걸까.
"잘 모르니까 묻는 것 같아."
"나에 대한 자신이 없구나."
"넌 나에게 아무것도 강요할 수 없는 사람으로 다가오니까."
강요하지 않겠단 말은 그 사람을 온전히 존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날이 개지 않아 별이 보이지 않는다고 투정하는 사람이 아닌 날이 개면 같이 손을 잡고 별을 보자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너라면 매일 같이 너와 별을 볼 거야.
"그건 나도 그래. 설령 내가 무언가를 포기한다고 해서 나도 너에게 어떤 것을 강요할 자신이 없어. 넌 나한테 그냥 그런 사람이야."
내가 만약 널 위해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건 쉬울 것 같아.
하지만, 네가 무언가를 놓는 나를 보는 게 버겁다면 차라리 그게 어려워.
하지 못한 말.
분명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을까. 같은 밤하늘에, 같은 별을 보며 떨어지는 눈물조차도 별 같다고 해주는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바로 옆에 있지만, 어두운 도화지에 무언가를 그리려고 하는 것은 그렇게 가깝지 않은 일.
우리는 어려운 것들을 손에 꼭 쥐고 하얀 물감을 덧칠할 수 있을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우린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손을 맞잡고 있어. 그러니까 무서울 땐 더 세게 쥐면 돼. 어차피 놓지 않을 거면 꽉 움켜쥐자."